과도한 스포츠 베팅 광고 논란

스포츠 베팅 광고 논란

스포츠 베팅 광고가 범람하는 미국에서 과도한 베팅 업체 광고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8년, 미국 대법원은 수십 년 동안 지속한 스포츠 베팅 금지 법안을 위헌으로 판결했습니다. 이로 인해 스포츠 베팅 합법화의 결정 주체가 각 주 정부에게 넘어갔고, 이를 기점으로 미국의 각 주는 스포츠 베팅을 잇따라 합법화하기 시작했습니다. 5년 동안 33개의 주가 스포츠 베팅을 허용했고, 현재 절반이 넘는 주가 스포츠 베팅을 허용한 상태입니다. 아직 금지하고 있는 몇몇 주 역시 일부를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합법화를 추진 중이기 때문에 이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7분 동안 온라인 스포츠 베팅 광고를 하나도 보지 못 했습니다. 내가 죽은 건가요?

Conan O'BrienAmerican TV host, Comedian, Writer

이렇게 스포츠 베팅을 허용하며, 수 많은 온라인 스포츠 베팅 업체가 미국 내에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앞다퉈 광고에 나섰습니다. 현재 스포츠 베팅 합법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캘리포니아(California), 텍사스(Texas), 플로리다(Florida) 등 미국 내 비중이 큰 3개 주가 합법화에 성공할 경우, 베팅 업체들은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광고 투자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현재 미국은 가히 스포츠 베팅 광고의 홍수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스포츠 베팅 광고 노출 빈도가 높아진 상황입니다. NFL 뉴올리언스 세인츠(New Orleans Saints)의 홈구장 슈퍼돔(Superdome) 세계 최대 베팅 업체인 시저스 엔터테인먼트(Caesars Entertainment)의 후원을 받아 ‘시저스 슈퍼돔’이란 이름을 사용하고 있으며, NFL 각 구단주들은 경기장 내에서 스포츠 베팅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NHL 워싱턴 캐피털스(Washington Capitals)의 유니폼에는 시저스의 광고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각 베팅 업체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거액의 광고료를 제시하는 만큼 각종 TV, SNS, 라디오 및 웹사이트, 스포츠 전문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등의 여러 매체는 무분별하게 스포츠 베팅 광고를 노출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스포츠 베팅 광고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났고, 미국 사회에서 스포츠 베팅 광고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스포츠 베팅 광고에 대한 거부감 확산

스포츠 베팅 광고를 둘러싼 논란의 골자는 광고가 스포츠 베팅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하여 도박 중독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어린이와 대학생이 많이 방문하는 스포츠 경기장 곳곳에는 스포츠 베팅 광고가 붙어 있습니다. 특히 도박을 일상 속에서 손쉽게 경험할 수 있는 평범한 행위로 인식하게 하고, 나아가 멋진 일로 포장하는 광고까지 범람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베팅 광고에 유명인이 등장하여 일반인들에게 도박을 권장하는 광고가 어린이와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광고 효과 측정 전문 업체 ‘아이스팟(iSpot)’에 따르면, 미국의 스포츠 베팅 광고 시장 규모는 대법원 판결 직후인 2018년 1,760만 달러(234억 원)에서 2022년 2억 7,840만 달러(3,704억 원)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올해인 2023년 역시 4월까지 1억 1,000만 달러(1,463억 원)를 기록하며 작년의 총액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것은 TV 광고에만 국한된 것으로, 지역 TV나 웹사이트 광고, SNS 및 오프라인 광고판, 라디오 등의 매체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이기 때문에 전체 시장 규모는 훨씬 막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포츠 베팅 광고가 스포츠 베팅 중독을 양산한다는 명확한 연구 결과는 없지만, 현재 미국 내에서 도박 중독 관련 상담이 폭증한 것은 사실입니다. 2023년 3월 도박 중독 관련 전화 상담 건수는 2020년 3월 대비 3만 건 이상을 기록하여 124% 증가했습니다(각 주 정부 관할 상담 건수는 제외).

미 연방 하원의원 폴 톤코(Paul Tonko)는 지난 2월 스포츠 베팅 광고를 금지하는 내용의 ‘미래에 대한 베팅(Betting on our Future Act)’ 법안을 상정하며 “최근의 도박 광고는 ‘조 카멜(Joe Camel)’을 대체한 것에 불과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올드 조(Old Joe)라 부르기도 하는 조 카멜은 미국의 유명 담배 회사 카멜(Camel)에서 광고에 사용하는 캐릭터 마스코트입니다. 낙타를 의인화한 이 캐릭터는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카멜 담배를 피고 있는 캐릭터로 인해 학생들의 흡연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소년 흡연율 증가로 비난을 받은 이 캐릭터는 1997년 각종 소송과 여론의 압박에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폴 톤코의 지적에 따르면 현재의 스포츠 베팅 광고는 조 카멜 캐릭터를 유명인으로 교체하여 내보내는 유해 광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는 스포츠 베팅 광고가 “경제적, 정신적으로 취약한 계층을 약탈하는 잔인한 광고”라고 비난했습니다.

스포츠 베팅 업체들이 폴 톤코의 법안에 일제히 반기를 들었지만, 폴 톤코를 비롯해 스포츠 베팅 광고를 금지하려는 이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 분위기입니다. 광고 금지 운동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이며, 법안 상정보다 더 강력한 제재를 위해 차근차근 계획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미국 전역에 걸쳐 스포츠 베팅 광고를 금지할 수 있는 연방 차원의 조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각 주 정부를 설득하여 법안을 관철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하이오(Ohio)주와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주에서 시작하여, 최근에는 스포츠 베팅 광고의 유명인 출연을 금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메인(Maine)주와도 협력하고 있습니다.

메인주 도박관리위원회(Gambling Control Unit)의 전무이사 밀턴 챔피언(Milton Champion)은 메인주의 사람들 대부분이 21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영향력이 큰 유명인의 도박 광고를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며 베팅 업체 드래프트킹스(Draftkings)의 광고에 출연한 유명 배우 케빈 하트(Kevin Hart)의 사례를 지적했습니다. 전세계 흥행 수익이 9억 6,000만 달러에 달하며 10대들에게 큰 인기를 끈 영화 ‘주만지(Jumanji)’에 출연한 그가 스포츠 베팅 광고에 출연하며 청소년들이 도박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우려가 크다는 것입니다. 밀턴 챔피언은 “영화 주만지를 좋아하는 10대 청소년들이 호감을 느끼는 케빈 하트가 스포츠 베팅 광고에 나와 도박의 긍정적인 면만 부각하는 모습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도박 중독으로 인해 자살하는 사람이 나올 만큼 도박 중독은 우리의 눈 앞에 직면한 현실적 문제이며, 청소년들이 이와 같은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3월 매사추세츠주 법무장관은 매사추세츠 게임 위원회(Massachusetts Gaming Commission, MGC)와의 회의에서 스포츠 베팅 광고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과도한 광고에 맞서기 위해 소비자 보호법 발동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문제 삼은 베팅 업체 광고 활동의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무료 크레딧(Credit)으로 베팅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행위
  • 지인에게 베팅 앱을 추천하는 추천인에게 보너스를 지급하여 홍보하는 행위
  • 특정 기간 혹은 특정 금액을 소진할 때까지 사용자를 앱 안에 묶어두는 행위

이러한 행위는 주류나 마리화나 같이 공중 보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다른 산업에서 허용하지 않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베팅 업체는 이러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지적입니다. 스포츠 베팅에 있어 이러한 행위를 허용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을 입증할 책임은 베팅 업체에게 있다며, 베팅 업체 운영자가 판촉 광고 및 베팅 어플리케이션 디자인에 있어 소비자 보호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패트릭 무어(Patrick Moore) 매사추세츠 법무차관보는 3월 9일 열린 청문회에서 “온라인 스포츠 베팅의 부정적인 영향에 의해 도박 중독에 빠져 경제적, 정신적 문제에 직면한 사람들이 많다”고 증언하며 이러한 주장에 힘을 보태기도 했습니다.

‘책임감 있는 도박을 위한 국제 센터(International Center for Responsible Gaming)’는 스포츠 베팅 광고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연구 보조금을 신청하며 스포츠 베팅 광고의 해악을 객관적 자료로 증명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센터 대변인은 “사람들에게 잠재적으로 위험한 도박 행위와 중독을 조장할 수 있는 광고 요소를 식별하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라 밝히며 “연구를 통해 스포츠 베팅 광고의 표준 가이드라인을 확립하여 베팅 업체 및 관련 기관에게 전달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범람하는 스포츠 베팅 광고의 홍수에 대한 반발은 미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영국의 ‘도박 광고 반대 연합(Coalition Against Gambling Ads)’ 창립자 맷 자브 쿠쟁(Matt Zarb-Cousin)은 미성년자 시기 베팅 중독에 빠져 모든 것을 잃고 자살까지 고려할 만큼 위험에 처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영국이 도박 광고를 허용하기 전부터 도박을 시작했고, 2007년 도박 광고가 허용되자 더욱 심한 도박 중독에 빠졌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도박 광고를 볼 때마다 당장 도박장으로 달려가 베팅을 하고 싶었고, 도박 광고가 도박 중독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논란에 대한 스포츠 베팅 업체들의 항변

논란에 대한 스포츠 베팅 업체들의 항변
< 미국의 오프라인 스포츠 베팅 영업장 >

그러나 스포츠 베팅 업체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극렬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베팅 자체가 21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의 도박 중독 문제를 과장하고 있다며 비판합니다. 게임 리서치 전문 기업인 ‘에일러스&크리식 게이밍(Eilers & Krejcik Gaming)’의 분석가 크리스 그로브(Chris Grove)는 스포츠 베팅 광고 금지 운동을 비판하는 동시에 스포츠 베팅 광고에서 ‘위험 없음(No Risk)’ 같은 단어를 제한하는 오하이오주의 규정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는 “광고 노출로 인해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가 발생하느냐?” 물으며 “베팅 업체 운영자가 광고 노출 대상에서 21세 미만의 사람들을 배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냐?”고 묻고 있습니다. 이어 25세 미만 연령층이 시청자의 25% 이상인 TV 프로그램에서 스포츠 베팅 광고를 금지하는 매사추세츠주의 법안에 대하여 “시청자를 명확히 규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기준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결정하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금지 법안을 발의한 폴 톤코 의원 및 찬성자들은 스포츠 베팅 광고가 대중의 공중 보건을 위협하는 심각한 위기로 묘사하지만, 베팅 광고가 도박 중독을 양산한다는 명확한 연구 결과를 제시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2021년 노르웨이의 한 연구 논문이 광고와 도박 중독 사이의 연관성을 주장했지만, 영국 정부의 문화 미디어 및 스포츠 부서는 광고와 도박 중독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들 앞에 놓인 도박 중독과 광고의 연관성 자료들이 둘의 인과 관계를 입증하기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미국 게임 협회(American Gaming Association, AGA)의 수석 부사장(Senior Vice President)인 케이시 클락(Casey Clark) 역시 스포츠 베팅 광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나타냈했습니다. 그는 “스포츠 베팅 광고가 경제적 기회를 넓혀줄 뿐만 아니라 ‘책임감 있는 도박(Responsible Gambling)’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책임감 있는 도박이란 사람들이 도박과 관련한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본인의 도박 행위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즐기는 것을 말합니다. 그는 광고와 책임감 있는 도박이 상호 배타적인 개념이 아니라면서, 실제로 매우 유익하기까지 하다고 주장합니다.

매사추세츠 게임 위원회가 주최한 회의에서도 베팅 업체들은 볼멘 소리를 쏟아 냈습니다. 스포츠 베팅 광고는 미성년자와 도박 중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며, 허위 광고가 아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그들은 현재의 광고가 책임감 있는 도박을 장려하는 동시에 음지의 사설 토토사이트로부터 사람들을 양지로 끌어내고 있다 주장합니다. MLB 부사장 겸 법률 고문 마퀘스트 믹스(Marquest Meeks)는 “합법화된 스포츠 베팅 업체들이 불법 스포츠 베팅 시장의 수요를 흡수하여 불법 스포츠 베팅 시장을 근절할 수 있도록 베팅 업체의 광고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적절한 선에서 합리적으로 규제한다면 미국 내 효과적인 불법 스포츠 도박 광고 억제 수단으로서 잠재적인 해악을 제거한 채 순기능만 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늘어나는 자성의 움직임

늘어나는 자성의 움직임
< NBA 경기장에 설치된 팬듀얼(FanDuel) 광고판 >

스포츠 베팅 광고를 둘러싼 논란의 이해관계자인 스포츠 리그 및 미디어 업계는 논란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론의 포화를 피하기 위한 자발적인 움직임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과도한 스포츠 베팅 광고를 규제하기 위한 자발적인 지침을 마련하여 이를 추진하기 위해 ‘책임 있는 스포츠 베팅 광고 연합(Coalition for Responsible Sports Betting Advertising)’을 구성했습니다. NFL 공공 정책 및 정부 업무 담당 부사장(Vice President of Public Policy & Government Affairs) 조나단 나바비(Jonathan Nabavi)가 중심이 된 컨소시엄에 참여한 미국 프로 스포츠 단체와 언론 매체 그룹 면면은 다음과 같습니다.

  • NFL : 미국 프로 미식축구 협회 (National Football League)
  • MLB : 미국 프로 야구 리그 (Major League Baseball)
  • NBA : 미국 프로 농구 협회 (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
  • NHL : 미국 아이스하키 리그 (National Hockey League)
  • MLS : 미국 프로 축구 (Major League Soccer)
  • WNBA : 미국 여자 프로 농구 협회 (Women 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
  • NASCAR : 미국 스톡 자동차 경주 협회 (National Association for Stock Car Auto Racing)
  • NBC Universal
  • Fox News

연합은 미국 내 스포츠 베팅 합법화의 길을 열어준 대법원 판결의 5주년 기념일에 발족했다는 점에서 더욱 상징적입니다. 연합은 발족식에서 성명을 통해 “스포츠 베팅 합법화가 확산되며 스포츠 베팅 광고를 제공하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를 마련하여 소비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연합 설립의 목적을 밝혔습니다. 또한 “연합의 각 구성원은 스포츠 베팅 광고가 대상을 적절하게 선정하고 광고 메시지 또한 신중하게 제작하여 전달할 책임을 지닌다”고 말했습니다. NFL 스포츠 베팅 총괄 책임자인 데이빗 하이힐(David Highhill)은 “스포츠 베팅은 팬들이 스포츠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지만, 도박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당위성 차원에서 스포츠 베팅 광고 역시 그 방식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연합이 적절한 스포츠 베팅 광고 지침으로 마련한 6가지의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미성년자에게 스포츠 베팅을 제공해선 안 된다.
  • 광고는 무책임하고 과도한 도박을 조장해선 안 된다.
  • 광고는 오해의 소지가 없어야 한다.
  • 광고는 품위가 있어야 한다.
  • 광고를 게재하려는 배포자는 광고에 대한 내부 검토를 거쳐야 한다.
  • 배포자는 광고와 관련된 소비자의 불만사항을 검토해야 한다.

즉, 스포츠 베팅 업체에게 미성년자의 접근을 막고 소비자의 무책임한 베팅을 조장하지 않도록 품위 있는 광고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는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업계의 도적적 책임감이기도 하지만, 장차 주어질지 모르는 광고 제재 조치를 막기 위한 선제 대응이라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도박 중독 관련 가장 오래된 조직인 ‘전미 도박 문제 협의회(National Council on Problem Gambling)’은 연합의 발족에 즉각 찬성의 뜻을 표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도박 관련 피해를 완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협력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미국의 각 스포츠 리그는 이미 자체적으로 도박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NBA는 경기 도중 나오는 스포츠 베팅 광고에서 ‘위험 없음(No Risk)’의 단어 사용을 금지합니다. 또한 NFL은 스포츠 베팅 광고를 경기당 최대 6개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연합의 발족은 그간의 제한을 더욱 강화하고 각 스포츠 리그가 대중의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시그널인 셈입니다. 전세계 인터넷 광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구글 역시 광고 관리자(Ad Manager) 고객센터의 ‘도박 및 베팅 광고 허용하기’ 탭에서 스포츠 베팅 광고에 대한 지침을 자체적으로 마련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국 프리미어 리그(EPL)는 최근 각 구단의 유니폼에 베팅 업체 광고를 금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탈리아 세리에 A(Serie A)와 스페인 라리가(La Liga) 역시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지 조치가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여부는 의문

금지 조치가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여부는 의문

그러나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스포츠 베팅 광고를 근절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습니다. 스포츠 베팅 광고에 얽힌 경제적 이해관계가 그리 간단치 않기 때문입니다. 각 스포츠 리그는 베팅 업체의 후원과 미디어 광고에서 수익을 얻고 있으며, 방송사를 비롯한 매체 역시 베팅 업체 광고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2018년 스포츠 베팅 합법화의 길이 열리기 전까지는 겪지 못 했던 수익을 맛 본 현재, 광고를 금지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스포츠 베팅 업체들은 광고에 일반 기업에 비해 많은 금액을 지출하고 있으며, 광고 수익으로 운영되는 각종 매체들은 이 같은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 금지 운동에 나선 이들이 법안으로 규제하려는 것이지만, 베팅 업체의 로비와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업은 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법안이 효력을 갖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스포츠 베팅 합법화 이후 각 주 정부가 베팅 업체로부터 거둬들이는 막대한 세수(稅收)를 감안하더라도 주 정부가 스포츠 베팅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을 견지하리라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주 정부는 엄청난 세금으로 재정 공백에 처한 지역 복지와 교육 사업 재원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베팅 업체들이 내는 세금이 줄어들면 주 정부 역시 곤란합니다. 영국에서 도박 광고 금지 운동을 벌이는 맷 자브 쿠쟁 역시 광고에 걸린 경제적 이해관계를 극복하기가 너무도 어렵다고 고백했습니다. 영국의 지방 자치 경찰들은 이미 영국 정부에 도박 광고 금지를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는 문제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스포츠 베팅 업체의 수가 감소하면 광고 또한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의 베팅 업체 포인츠벳(PointsBet)은 매각 대상으로 올라와 있고, 현재 12개에 달하는 베팅 업체가 시장 상황에 비해 많은 편이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 인수합병을 통해 그 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업체가 줄어들면 광고에 대한 필요성도 따라서 약해지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가장 최근 시장에 진입한 업체인 파나틱스(Fanatics)는 막대한 비용을 들어 광고에 나서기보다 빅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시장 분석 전문가인 더스틴 구커(Dustin Gouker)는 “드래프트킹스와 팬듀얼(FanDuel), 엠지엠(MGM) 및 시저스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현재 광고에 지출하는 비용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도 스스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스포츠 베팅 광고 금지를 추진하는 이들이 과연 반대를 극복하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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